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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엄마 이야기 2

by 맘 가는대로 2023. 6. 29.

날씨가 너무 좋은 따스한 봄날

엄마와 나는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커피 한 잔의 향기와 

봄꽃향이 어우러진 

엄마와의 데이트

 

조금 걷다가 잘 가꾸어진 꽃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의자에 앉았다.

 

옛날엔 꽃이 이쁜 줄 몰랐는데... 라며 엄마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아주 먼 옛날.....

엄마의 집은 그 마을에서 굉장히 누리며 사는 부잣집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

자녀를 낳기만 하면 모두 1년을 넘기지도 못하고 병으로 세상을 떠나보내야 했던것...

엄마가 태어나기전까지 몇명의 형제들이 병으로 죽음을 맞이 했었다.

 

그러다 엄마가 태어났다.

하지만 역시 너무 몸이 약해서 언제 죽을지 모른다며 

아이를 애지중지 출생신고도 안하고 2년을 키웠다고 한다.

2년이 지난 뒤에 출생신고를 했다.

그래서 엄마의 주민등록상의 나이는 원래 나이보다 2살이 어리다.

 

귀한 딸이니 더 귀하게 조심스럽게 자랄수 밖에 ...

부족한 것 없이 ...무엇하나 떨어지는 것 없이

일본제 비단으로 만든 치마와 매일 보릿고개도 없이 쌀밥만 먹었다니 ...

엄마는 다른 사람들이 가난하게 살아 가는 것은 본 적도 없고

이해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단다.

 

하루는 학교 가는 길에 곡간에서 고구마를 꺼내서 들고갔었다.

한 입만 달라고 아이들에게 엄마는 너도 곡간에서 갖고와 라고 말을 했단다.

다 그렇게 있는 줄 알았으니....

먹다가 맛이 없는 부분은 주고 제일 맛난 부분을 먹었는데..

친구들이 그것도 너무 고마워하면서 싸우는 것을 보고는 

친구들은 이해가 안되지만 

친구들이 좋아하고 선생님이 칭찬을 해주니 

기분이 좋아서 매일매일 아침에 학교 가는 길에 곡간에 들려서 고구마를 손에 들고 등교를 했단다.

 

엄마는 몰랐다고 그렇게 사람들이 어려워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쌀밥만 먹던 10살의 엄마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결혼하고 언젠가 앨범 속 엄마의 초등학교 사진을 본 적이 있다 

그냥 봐도 다른 아이들은 시골아이들 같은데... 

키가 큰 초등학생이었던 엄마는 

아주 단아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었다.

마치 선생님 같은 느낌이었다.

 

엄마는 이렇게 말을 했다.

 

내가 사람들이 어렵게 살아가는 것을 이해 할 나이가 되었을 땐 

나도 어려움 속에 있었다고..

 

이쯤 되면 엄마의 나이가 궁금해진다..

엄마는 작년에 팔순이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다보니 조금 서늘해 졌다.

 

엄마 날이 조금 서늘해졌네요..

집으로 가요.

엄마가 좋아하는 칼국수 만들어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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